아이들 영어 실력이 차이 나는 이유

아이들 영어 실력이 차이 나는 이유가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의 차이 때문이다. 생각의 차이 때문에 영어 실력이 결정될 수 있다는 말을 믿기 힘들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의 영어 실력은 자신을 규정짓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같은 환경의 쌍둥이도 영어실력이 다르다.

내가 가르쳤던 아이 중 쌍둥이가 있었다. 이 아이들은 쌍둥이라 생활환경과 수업 환경이 같았다. 둘의 영어 실력도 비슷했다. 하지만 성격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었다. 10분 일찍 태어난 헬렌이 언니, 데이지는 동생이었다. 헬렌은 매우 활발하고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아이였지만, 데이지는 소극적이고 자기 생각을 한마디도 하지 않는 아이였다.

 

이렇게 성격이 다른 아이들이었지만, 수업을 따라오는 속도나 이해력은 비슷했다. 하지만 유치원에서 배우는 내용이 점차 많아지고 어려워지기 시작하면서, 수업을 따라오는 두 아이에게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헬렌의 영어 실력은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지만, 데이지는 여전히 제자리였다.

 

영어는 언어 수업이다 보니 아이들이 말을 많이 하고, 배운 것을 스스로 써보면서 틀린 표현을 계속해서 고쳐나가야 한다. 그런데 데이지는 말을 하지 않으니, 표현을 틀려보는 경험도 또 그 틀린 표현을 고쳐내는 경험도 현저히 부족해졌다.

 

그래서 나는 수업을 마치고 잠깐 쉬는 시간이 되면 몰래 데이지를 데리고 나와 어려워할 만한 부분을 이야기해주었다. 아이가 반응을 보이진 않았지만, 꾸준히 했다. 그러면서 아이의 입을 열 수 있는 수업 얘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도 조금씩 시작했다.

 

오늘 입고 온 치마의 색이 너무 예쁘다. 선생님도 그 색을 가장 좋아한다. 사실 선생님은 데이지가 너무 좋다 등등 데이지에 대한 사랑을 말로 표현하면서 계속 알려줬다. 아이는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지만 나는 꾸준히 데이지와 따로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한 달 정도가 지날 때쯤 아이에게서 작은 변화가 보였다. 내가 데이지에게 말을 하면 가끔 나를 보고 웃어 주기 시작했다. 질문하면 고개를 살짝 끄덕이기도 했다. 워낙 아이가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변화도 큰 성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수업시간에 데이지가 내 눈을 보는 순간이 많아졌고, 질문하면 작은 소리로 대답도 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성격이 조금씩 활발해지고,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기도 하고 웃기도 많이 웃었다.

 

아이가 표현하게 되면서 영어를 사용하는 빈도수가 높아졌다. 당연히 영어실력이 올라가기 시작했고, 7세를 마치고 졸업을 할 때쯤에는 쌍둥이인 헬렌과 영어실력 차이가 거의 나지 않게 되었다.

 

 

아이의 영어 실력을 올리는 방법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아이들만의 파도를 발견한다. 어떤 아이는 큰 파도를 어떤 아이는 작은 파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큰 파도를 가지고 있는 아이가 늘 뛰어난 것은 아니다. 또 작은 파도를 가지고 있는 아이가 늘 부족한 것도 아니다.

 

파도를 잘 타고 못 타는 실력은 아이의 생각에서 나온다. 파도를 타기 전에 이미 겁부터 먹고 파도가 크고 높다고 생각하는 순간 딱 그만큼의 파도만 탈 수 있다. 하지만 어떤 파도도 탈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진 아이는 중간에 떨어지거나 부딪혀도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끝끝내 그 파도를 멋지게 타 보인다.

 

부모는 단지 아이가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옆에서 응원해주기만 하면 된다. 가끔은 부모의 이런 응원이 아이의 영어 실력을 올리게도 멈추게도 하는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면을 앞세우기 이전에 아이가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먼저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믿음을 부모가 아이에게 전달만 하는 것이 아이라,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