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언제 어디에서나 원하면 부를 수 있다. 음악이 있어도 좋고, 없다면 내가 부를 수도 있다. 특히나 연이은 수업으로 인해 아이들의 집중이 흐려질 때, 또는 지친 아이들에게 에너지를 줄 때 나는 노래를 많이 사용한다. 게다가 아이들의 식습관을 고칠 때에도 노래를 사용했다.
어떻게 노래로 아이들의 식습관을 바꿀 수 있었는지 6세 담임이었을 때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밥을 씹어 삼키지 않고, 입에 물고 있는 아이들
내가 6세 담임이었을 때, 유난히 밥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만 우리 반에 모인 적이 있었다. 시금치, 멸치가 싫으니 안 먹겠다는 정도의 편식이 아니라 정말 밥 자체를 잘 안 먹는 아이들만 모여 있었다. 웬만큼 마음에 드는 반찬이 아니면, 밥을 삼키지 않고 입에 물고 있었다. 그리고 밥을 점심시간 내내 먹었다. 그래도 반도 먹지 못하여 나중에는 내가 밥을 먹여 주어야 겨우 몇 숟갈 먹었다.
하지만 나는 밥을 끝까지 잘 먹이는 선생은 아니었다. 왜냐면 나 역시 싫어하는 음식은 안 먹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싫어하는 음식을 먹는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밥을 너무 안 먹은 날에는 아이 부모에게 따로 전화했다.
“어머님, 오늘 아이가 밥을 안 먹으려고 해서, 일부러 먹이지 않았습니다. 점심을 거의 먹지 않아서 배가 많이 고플 거예요. 집에 도착하면 간식을 꼭 챙겨주세요.”
이것도 하루 이틀이었다. 우리 반 아이들만 유독 밥을 잘 먹지 않았다.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방법을 찾았다. 아마 이 방법은 유치원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 같다. 유치원에선 어떤 일이든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도 같이한다. 그래서 내가 하기 싫은 일도 친구가 하면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반영되었으리라 생각된다.
딱 5분! 노래와 율동으로 식습관을 고쳤다.
우선 점심시간 전 수업을 어렵지 않은 수업들로 시간표를 다시 만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5분 정도 수업을 일찍 마쳐, 아이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싶었다. 기분이 좋으면, 밥을 먹는 것이 더 즐겁게 느껴질 것 같았다.
그리고 수업이 일찍 끝나 기분이 좋아진 아이들과 다양한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며 일어나 율동도 함께했다. 처음에는 노래를 열정적으로 부르는 친구들이 한두 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그 한두 명의 아이들이 반 전체를 움직였다. 당시 남자아이가 많았던 반이었기 때문에 특유의 경쟁 심리가 발동했던 것 같다.
나는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누구누구가 노래를 엄청나게 잘한다며, 아이들 이름을 하나씩 불러주면서 칭찬해주기만 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다 같이 일어서서 율동할 때는 동작이 가장 큰 아이부터 칭찬해주었다. 그랬더니 아이들 율동 동작이 눈에 띄게 커졌다. 그렇게 조금씩 몸을 움직인 아이들은 점심시간이 되기 전 땀이 날 정도가 되었다.
생각해보자. 그냥 밥을 먹을 때와 운동을 열심히 하고 밥을 먹을 때를 말이다. 어느 때 밥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지. 나는 우리 아이들이 밥을 맛있고 즐겁게 먹었으면 했다.
아이들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몸을 움직일 시간이 없어 배가 안 고플 것 같았다. 먹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으니 식사 시간이 당연히 즐거울 리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을 움직이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전 내내 수업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에너지가 필요할 텐데, 몸은 움직이지 않아서 배가 고프다고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으로 5분 노래와 율동을 시작하고 한 달 정도 지나자 점심시간 내내 밥을 먹는 아이들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아이들은 전과 달리 즐거운 마음과 기분으로 점심을 시작할 수 있었고, 이런 긍정적인 면이 밥을 먹는 자체를 즐겁게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밥을 먹는 것이 즐겁다고 생각하니 당연히 먹는 양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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