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을 저절로 익히게 되는 유치부 교실 꾸미는 방법

아이들의 말문을 여는 것이 말문을 닫기보다 쉬울 때가 있다. 아이들이 적절한 환경 안에 있다면 말이다. 사실 아이들에게 이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생활하다 떠오르는 작은 아이디어를 실천만 하면 된다. 어떤 아이디어도 상관없다. 새로운 환경으로 인해 아이들의 영어 말하기가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오게 만들면 된다.

 

나는 이런 환경을 바꾸는 것 중의 하나가 교실 꾸미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교실을 꾸미길래 아이들의 영어 말하기가 놀이처럼 나오게 되는 환경으로 바뀌게 되었는지 알아보자.

 

 

매년 학기 초 영어 유치원의 환경 미화

영어 유치원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근무했던 영어 유치원들은 선생님 재량에 따라 교실을 꾸밀 수 있었다. 학기가 시작되기 2월 말쯤에 보통 시작하는데, 나는 항상 두 개씩 담임 반을 맡았다. 그래서 그 시기가 되면 반 두 개를 동시에 꾸미느라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두 반의 연차가 항상 달라 교실을 꾸미기 전 같은 반을 담임하는 원어민 선생님과 많은 회의를 거쳐야 했다.

 

특히 2년 차 이상의 반의 담임을 맡게 되면 반을 꾸밀 때 더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이유는 수업 시간에 배우게 될 내용을 매일 보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7세 반의 교실을 꾸밀 때였다. 같은 반 담임 원어민 선생님과 많은 상의 끝에 문장을 만들 수 있는 벽을 꾸며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아이들이 문장을 자유자재로 만들기 시작하는 단계였기 때문에 아이들이 늘 쓰는 단어로만 문장을 만들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같은 문장에 단어 몇 개만 바꾸어도 전혀 다른 문장이 되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 교실 벽면을 문장 만들기 노트로 만드는 방법

1. 아이들이 일 년 동안 배우게 될 교재에서 단어들을 선택한다.
2. 선택한 단어들을 품사별로 나눈다.
3. 품사별로 색깔을 정한다. 예) 명사는 빨간색, 동사는 주황색 등,,,
4. 단어를 인쇄하여 코팅한 후 벨크로를 이용해 고정한다.
5. 벽면을 벨크로가 붙을 수 있는 천으로 고정한다.
6. 벽에 품사(색깔) 별로 붙인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몇 개의 문장을 만들어 놓고 설명을 해주면 좋다. 반 아이들의 이름을 넣어 문장을 만들면 아이들의 관심을 더 많이 끌 수 있다. 아이들은 이런 문장을 보면서 문장 안의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색깔을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문법을 배우는 것이다. 자주 문장을 만들며 놀다 보면, 문장의 규칙을 인지하게 된다. 명사와 동사와 같은 품사의 위치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아이들은 어떻게 문장 만들기를 할까?

6세 1년 차를 마치고 7세 2년 차가 된 아이들이 새로운 교실에 오게 되면 새로운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새로운 환경을 접하는 태도가 유연하다. 새로운 책, 새로운 규칙, 하다못해 벽면에 붙어있는 평범한 단어들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흥미롭게 관찰한다.

 

그렇게 관찰을 하다가 오가며 단어를 만져보기 시작하고, 아는 단어를 읽어보기도 한다. 그렇게 단어를 읽다가 문장 만들기를 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이미 알고 있는 문장을 정확하게 만들며 논다. 그러다 누가 더 재미있고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내는지 시합하기 시작한다. 누군가 우스꽝스러운 문장을 만들면 한참을 깔깔대며 웃기도 하며, 점점 문장 만들기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다.

 

 

실제 우리 반 아이들은 이렇게 문장 만들기를 쉬는 시간마다 하기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후 새로운 문장을 만들 단어가 부족하다며 나에게 단어 목록을 주면서 만들어 달라고 부탁까지 하였다. 이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문장 만들기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고, 문장을 만들면서 읽기, 말하기 실력 또한 부쩍 늘었다. 많은 도전과 연습으로 인해 정확한 문장을 만드는 능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