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유치원에서는 아이들과 매일 최소 4시간은 함께 공부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영어학원에서 배우는 것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을 할 수 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프로젝트 수업이다. 프로젝트 수업이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심도 있게 배우고 참여해보는 수업을 말한다.
프로젝트 수업 탄생 배경
아이들과 동물 서식지(Animal Habitats)에 관해 공부한 적이 있었다. 어떤 종류의 동물들이 어떤 곳에서 사는지 알아보는 내용이었다. 서식지의 종류와 그곳에 사는 동물들의 종류까지 배워야 하는 내용의 양은 생각보다 많아서 아이들과 책으로만 배우고 끝내기는 뭔가 아쉬웠다.
아이들에게 최대한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쉽고 자세히 알려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오래 기억하길 바랐다. 그래서 무슨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동물 서식지 포스터를 만들기로 한 의견을 물었다. 글씨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색칠해서 포스터를 만들자고 했더니 너무나 좋아했다.
- 포스터 만드는 순서
1. 먼저 아이들과 책에서 배운 내용을 정리한다.
2. 정리된 내용은 원어민 선생님이 다듬어서 아이들 과다 시 살펴본다.
3. 복습한 내용을 토대로 아이들이 준비된 종이에 옮겨 적는다.
4. 색별로 예쁘게 글씨를 적는다.
5. 서식지별로 해당 동물과 이야기를 만들게 되는 아이들을 촬영한다.
6.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쓴 글씨와 열심히 색칠한 동물들 그리고 촬영한 아이들의 사진을 자른다.
7. 잘린 글씨, 동물, 사진을 하나씩 전지 위에 올려놓고 붙인다.
8. 각 서식지의 제목을 만들어 함께 붙여 완성한다.
프로젝트 수업 시작
프로젝트 수업은 새로운 내용을 배우고 복습하고 정리를 한 후 포스터를 만들어 내기까지 2주가 걸렸다. 아이들이 정리한 수업 내용을 적을 때는 누구보다 바르게 글을 쓸 수 있는 연습을 하였고, 포스터에 들어갈 사진을 찍을 때는 교실이 떠나가라 웃었다.
프로젝트 수업의 포인트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2주 동안 최소한 어느 한 부분이라도 즐거운 부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사진을 찍는 과정을 즐겁게 만들려고 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포스터에 들어가는 내용에 스토리(story)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열대우림 서식지를 대표하는 아이들은 악어에게 잡아 먹히기 직전의 모습을, 바다 서식지를 대표하는 아이들은 고래와 수영하는 모습을, 사막 서식지를 대표하는 아이들은 낙타와 함께 사막을 걸으며 태양을 피하는 모습 등 최대한 역동적인 사진을 찍으려 노력했다. 내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포즈를 만들어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내가 보여준 포즈를 따라 하며 하하 호호 끊임없이 웃었다.
프로젝트 수업은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다.
마침내 우리 반만의 특별한 포스터가 완성된 후 아이들은 이 포스터를 수시로 보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얘들아 이리 와봐! 우리가 벽에 붙어 있어.”
“정말이네? 내가 고래랑 수영하고 있어.”
“아아, 안 돼! 나는 악어한테 잡아먹히고 있어.”
아이들은 교실 벽을 보며, 눈과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본인이 왜 이 서식지에서 이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는지 쉴 새 없이 설명했다. 아이들은 직접 쓴 서식지 설명을 보고 또 보면서 설명을 하는 동안 내용을 외우기까지 했다. 프로젝트 수업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끊임없이 동물 서식지를 복습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아이들은 포스터를 보지 않고도 동물 서식지에 관한 설명을 해내기 시작했다. 포스터에 있던 친구들의 사진을 떠올리며, 서식지별로 구분된 환경과 그 환경에 사는 동물에 관한 설명을 줄줄 말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누가 어떤 서식지의 설명을 적었는지, 서식지 별로 나뉜 동물은 어떻게 색칠했는지까지 말하기도 했다. 아이들 머릿속에 동물 서식지에 관한 전체 그림이 사진으로 찍힌 것이다.
책으로만 공부하고 끝났으면 기억되지 않았을 내용이었다. 하지만 매일 교실에서 보고 내가 그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이것을 자세히 그리고 오래 기억하게 된 것이다. 2학기가 시작될 때쯤 만들었던 이 포스터는 아이들이 졸업하는 순간까지도 입에 오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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