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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유치원 생활

영유 7세 2년 차 느린 아이 학습상담

by ✤✺✒ξ㎍㏆ΛΦξ 2021.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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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다 영어를 받아들이는 속도도 다르고, 또 발전하는 속도도 다르다. 그런데 생활을 하다 보면 이 부분을 금방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래서 발생하는 갈등과 초조함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스트레스로 다가오며, 이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처음에 가고자 했던 목표에 다가갈 수 없게 된다. 이런 경우 어떻게 상황을 해결해야 할까?

 

 

영어 실력이 오르지 않는 72년 차

우리 반 아이 중 타샤라는 예쁜 친구가 있었다. 타샤는 성격도 좋고 웃음도 많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였는데 이런 아이만큼이나 어머님도 유쾌한 분이었다. 하지만 타샤 어머님과의 상담은 쉽지 않았다. 늘 아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아이의 유치원 생활, 영어 수업에 대한 많은 조언을 구했다. 그래서 상담은 늘 20분을 넘기기 일쑤였고 가끔은 한 시간씩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늘 이 상담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어머님으로부터 느낀 마음 때문이었다. 통화하다 보면 안다. 상대방이 지금 어떤 마음으로 나와 통화를 하고 있는지 말이다. 어머님의 말투는 유쾌했지만 그 내용은 절실했다. 그래서 나는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어머님의 이야기에 답했던 것 같다.

 

감사하게도 당시 내가 맡았던 반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나에게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내가 아이들과 매번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고 할 때마다 이유를 따져 묻지 않았다. 대신 응원을 먼저 해주었다. ‘좋은 아이디어다, 재미있겠다, 아이가 좋아하겠다.’라는 말을 먼저 해주었다. 그래서 나와 우리 아이들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프로젝트를 벌일 수 있었다.

 

타샤의 어머님 또한 다르지 않았다. 특히 아이의 영어 교육에 관해선 나를 전적으로 믿고 기다려 주었다. 타샤는 모든 부분이 느린 아이였다. 같은 반 다른 친구와 열 달이나 차이 날 정도로 어렸다. 그러니 어쩌면 친구들에 비해 느린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부모님 입장에서는 천천히 제 속도로 가고 있는 타샤의 영어 실력이 다른 친구들과 비교되었을 것이다. 학기 초부터 빠르게 실력이 느는 다른 친구들을 보며 마음이 급해질 어머님께 이런 부분을 차분히 설명했다.

 

 

“어머님, 우리 아이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영어가 늘게 되는 시기가 조금 느릴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아이가 다른 친구들에 비해 빨리 따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도, 아이는 제 속도로 열심히 잘 따라오고 있습니다.

 

같은 수업을 받고 있다고 해서 똑같이 영어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에요. 아이마다 영어가 느는 시기가 다 다릅니다. 그러니 아이를 믿고, 또 저를 믿고 기다려주세요. 그러면 아이의 성장한 모습을 반드시 보게 되실 거예요.

 

그 시기가 당장 이번 달 혹은 다음 달이라고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제 경험과 아이의 성향을 종합해 봤을 때, 2학기 중반 정도면 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아이를 믿고 기다리면 나타나는 결과

이 상담을 1학기 초에 했다. 이제 막 학기를 시작한 아이의 영어 실력이 2학기 때나 오를 것 같다고 말이다. 친구들은 2년 차가 되어 하루가 다르게 영어 실력이 느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 타샤는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상담하며 이야기를 듣게 된 어머님의 마음이 얼마나 속상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어머님께선 속상한 마음을 감추시고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겠다고 했다. 그리곤 1학기 내내 단 한 번도 아이를 다그치거나 아이의 영어 실력에 대해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 결과 아이가 졸업할 땐 같은 아이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영어 실력이 향상되었다. 그동안 수업은 물론 여행을 가서도 꼭 숙제는 해왔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늘 질문했다. 이해가 되지 않아 바로 답을 말하거나 쓰지 못했어도 반복해서 질문하며 무엇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알고 넘어가려고 했다. 

 

그렇게 한 해를 보내고 나니 타야는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어떤 것 하나 뒤처지는 것이 없었다. 특히 정확하게 문장을 만들어내는 실력은 뛰어나게 향상되어 졸업반 친구들 어떤 누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이 모든 것은 아이를 끝까지 기다려준 어머님의 믿음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기다림과 반복이라는 단어들은 어른들에게도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 안에 노력이라는 의미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기다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반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영어유치원은 사교육 현장이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빨리 나와야 한다. 그래서 이곳에선 선생님도 아이도 학부모도 마냥 기다릴 수 없다. 또 끊임없이 같은 것을 반복만 할 수도 없다. 그래서 믿음이 필요하다. 선생님을 향한 믿음, 아이를 이끌어줄 믿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시간이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시간을 잘 지나온 아이는 결과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절약하게 된다. 아이를 위한 기다림과 반복은 늘 기적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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