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들이 숙제하는 것을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했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 내가 시간만 조금 들이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스스로 숙제할 방법을 고민했고, 마침내 찾게 되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아이들 혼자는 할 수 없다. 부모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습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딱 일주일! 일주일만 제대로 실천한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숙제를 해낼 수 있게 된다. 지금 그 일곱 가지 방법들을 소개한다.
첫째, 숙제는 집에 도착하는 즉시 시작한다.
아이의 뇌가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가장 많이 기억하고 있을 때가 바로 집에 도착하는 순간이다. 그 시간을 이용하면 숙제를 더 쉽게 할 수 있다. 기억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때 숙제를 하게 되면 단기 기억으로 저장되었던 수업 내용이 장기기억으로 넘어간다. 수업의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집에 도착한 후 아이가 그동안 해왔던 습관들이 있을 것이다.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부모와 대화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이에게 숙제 습관이 생기게 되는 일주일 동안만 잠시 뒤로 밀어 두자. 집에 도착하면 숙제를 먼저 시작하는 것으로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숙제는 책상 앞에 앉아서 한다.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책상이 없을 수 있다. 또 집에 오면 책상 앞에 절대 앉지 않겠다는 아이도 있다. 만약 아이에게 책상이 없다면 식탁도 좋고 낮은 테이블도 괜찮다. 책상을 대신할 수 있으면 된다. 단, 바닥에 엎드려 숙제하는 것이 아닌 의자에 똑바로 앉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집에서 아이가 절대 책상 앞에 앉지 않으려고 한다면, 책상의 위치를 바꾸거나 책상 위를 깨끗이 치워보자. 그런 후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유치원 가방을 책상 위로 올려놓는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게 해주자.
책상을 낯설어하는 아이게 책상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먼저 주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아이가 책상에서 숙제를 조금씩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그렇게 매일 조금씩 시간을 늘려간다면 어느새 아이도 책상에서 숙제하게 된다.
셋째, 타이머로 시간을 알려준다.
유치원마다 혹은 또 반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아이들 숙제는 집중해서 15분만 하면 된다. 하지만 가정에서 내 아이를 보면 두 시간이 지나도 숙제를 끝내지 못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수업 후 숙제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지나 수업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고 집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숙제를 계속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타이머가 필요하다. 아이가 숙제를 시작하기 전 미리 타이머를 맞춘다. 그리고 소리가 울리기 전에 숙제를 마치면 된다고 알려준다. 이때 타이머는 부모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무의식 중 타이머를 만지며 놀 수 있기 때문이다.
숙제가 시작되면 아이에게 5분 단위로 시간을 알려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15분이라는 목표 안에 끝내기 위해 집중하여 시간 안에 숙제를 마치게 된다.
넷째, 아이가 숙제하는 시간에 부모도 공부하거나 책을 읽어라.
아이는 숙제하겠다고 자리에 앉았는데, 부모가 거실에서 혹은 방에서 TV를 보는 경우가 꽤 있다. 나의 고3 시절을 떠올려보자. 작은 소리에도 얼마나 예민했는지 말이다. 처음 숙제라는 것을 혼자 해보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작은 소리에도 금방 집중력이 깨진다.
그러니 TV뿐 아니라, 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하는 소리도 내지 않게 조심하면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숙제할 때 부모도 보이는 곳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것이다. 아이가 나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아 더 편안하게 숙제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아이의 질문에 대신 답해주지 마라.
아이가 숙제하다 모르겠다고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도움을 주기 전, 아이가 무엇을 질문하고 있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문제의 질문을 모르겠다는 것인지 답을 모르겠다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문제의 질문을 모르겠다고 하면 아이와 천천히 같이 읽어보자. 문제를 다시 읽는 것만으로 아이 스스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이가 질문을 이해 못 하겠다고 하면 질문이 무엇인지만 알려준다.
절대 답을 알려주지 않아야 한다.
답을 알려주는 순간 아이의 숙제는 부모의 숙제로 바뀌게 된다. 또 아이의 선생님은 아이가 무엇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파악할 기회를 잃게 된다. 만약 아이가 답을 모르겠다고 하면 별 모양을 책에 그리고, 선생님에게 메모를 남겨놓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아이가 숙제를 마쳤다고 말하면 부모님들은 보통 ‘잘했어’ 라며 칭찬하고 숙제를 확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칭찬과 더불어 아이에게 숙제가 무엇이었는지 묻고, 그 숙제를 다 했는지 같이 확인해야 하는 작업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 이유는 숙제를 하다가 중간에 빼먹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고, 엉뚱한 부분을 해놓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숙제를 확인하면서 아이에게 다시 알려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숙제의 끝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제대로 끝마쳤는지 책을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오늘따라 힘든 숙제를 할 때도 있고, 새로 배운 내용에 관한 숙제를 할 때도 있다. 아이와 숙제를 같이 확인하며 칭찬할 내용을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적절한 칭찬을 해주어야 한다.
‘오늘 이 숙제는 엄마가 봐도 너무 어려워 보이는 데 멋지게 해냈네?’ 이 정도의 칭찬이면 충분하다. 그러면 아이는 부모가 묻지 않아도 유치원에서 배운 수업을 엄마에게 아빠에게 신나서 말할 것이다.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수업 내용을 다시 떠올리며 복습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영어를 언제까지 놀이로만 배우지 않는다. 빠르게는 유치부부터 혹은 초등부를 시작하면서부터 영어를 공부로 대하기 시작한다. 책상 앞에 앉아 수업하며 숙제를 한다. 이때 내가 배운 것을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영어가 싫어지게 되는 아이도 있고, 반대로 좋아지게 되는 아이도 있다.
그 차이는 바로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쾌감을 느꼈느냐 느끼지 못했느냐에 따라 나타난다.
만일 아이들이 공부를 통해 성취감과 쾌감을 느끼게 되면, 즐겁게 놀이하듯 공부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왜냐면 그 감정들이 뇌 속에서 공부를 좋아하는 것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을 하게 되면, 아무리 어렵고 오래 걸려도 끝까지 해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 과정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지라도 그 끝에서 맛보는 성취감이 모든 것을 보상해주기 때문이다.
사실 아이들이 하는 숙제는 결코 쉽지 않다. 매일매일 새로운 내용을, 정말 많이 배우기 때문이다. 그래서 숙제를 통해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을 꼭 거쳐야 한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이것만큼은 꼭 알고 넘어갔으면 하는 부분이 생긴다. 그러면 그 부분을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한다. 필요하다면 수업 시간에 같이 연습도 해본다. 그런데도 부족한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숙제라는 것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것을 또 하나의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그때부터 숙제는 혼자 할 수 없는 것이 된다. 하지만 위의 방법으로 매일 숙제를 하면서 꾸준한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면, 아이들은 부모가 숙제하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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